정의 백일해(Pertussis, whooping cough)는 Bordetella pertussis에 의한 급성 전염병이다. 16세기 최초로 백일해 유행이 기술된 이래 1906년 최초로 균이 발견되었다.1940년대 백신이 개발되어 발생률이 급격히 감소하였지만 현재까지 후진국을 중심으로 상당한 발생이 계속되고 있다.
병원체의 특성 백일해는 그람 음성 간균인 Bordetella pertussis(그림 26)에 의한 호흡기 감염 질환이다.
B. pertussis는 호흡기의 섬모상피세포(ciliated epithelium)에 강한 친화성을 보여 집락화하고 백일해 독소(pertussis toxin) 등을 포함한 다양한 활성물질을 생성한다. 이러한 독성물질은 섬모상피세포 기능을 저하시키고, 기도 내 염증을 유발한다.
증상 * 영유아 및 소아
백일해의 잠복기는 일반적으로 7~10일이다(4~21일). 발병은 서서히 시작되고 다른 호흡기 질환과 구별되는 큰 특징은 보이지 않는다. 초기에는 기침이 산발적으로 발생하지만 1~2 주가 지나면 발작적으로 진행되어 약 2~6 주간 지속된다. 일반적으로 질병경과는 카타르기(catarrhal stage), 경해기(paroxysmal stage)와 회복기(convalescent stage)의 3 단계로 나눌 수 있다. 카타르기에는 콧물, 재채기, 미열, 경미한 기침 등의 감기와 비슷한 증상이 발생한다. 기침을 점진적으로 심해져서 1~2주가 경과하면 경해기로 진행한다. 경해기에 들어서면 매우 심한 기침으로 백일해를 의심하게 된다. 이러한 빠르고 잦은 기침은 기관에 꽉 찬 점액질의 배출이 어려워서 발생한다. 심한 기침발작 후 좁아진 성대를 통해 강하게 숨을 들이쉴 때 특징적인 높은 톤의 “웁(whoop)”소리가 발생한다. 이러한 발작 동안 청색증이 생길 수 있고 구토가 발생하기도 한다.
발작은 수분 내에 수 차례 반복될 수 있고, 이 때문에 소아는 거의 탈진상태에 이르게 된다. 기침발작이 없을 때는 환아가 거의 정상으로 보일 수 있다. 이러한 발작은 음식을 먹거나, 울고 웃는 등의 일상적인 행동에 의해서도 유발될 수 있고, 특히 야간에 더 악화된다. 첫1~2주동안은 발작의 빈도가 점차 증가하고 이후2~3주간 더 지속된다. 발작동안 결막하출혈 (subconjunctival hemorrhage), 비출혈, 경막하출혈(subdural hematoma)이 생길 수 있고, 안면부종, 혀궤양, 중이염 등도 합병증으로 발생할 수 있다. 기침 발작의 빈도나 정도가 줄어들면서 점진적으로 회복기로 접어든다. 회복은 천천히 진행되고 2~3 주 후 기침은 소실되지만, 비발작성 기침은 수 주간 지속될 수 있다. 하지만 수개월이 경과한 후에도 호흡기 감염으로 인해 기침 발작이 재발될 수도 있다. 전체 질병 경과 중 발열은 심하지 않다.

* 청소년 및 성인
소아기에 전세포 혼합 백일해 백신을 접종받았던 청소년이나 성인 집단 사이에서 백일해는 기침을 유발하는 중요한 원인이 된다. 연구에 의하면 성인 기침 유발원인 중 7% 정도를 차지한다고 한다. 소아 백일해에 비해 전반적으로 질병경과가 경미하다. 그러나, 지속적인 기침으로 진행할 수도 있고, 다른 호흡기 감염과 감별이 어려운 경우도 있다. 특징적인 흡기시 “whooping cough”의 빈도는 낮다. 성인 백일해는 증상이 경미하지만 백일해에 대한 면역이 없거나 낮은 인구집단에 전염시킬 수 있으므로 공중보건학적인 관점에서 조기 진단 및 방역조치가 매우 중요하다.

합병증은 주로 영유아에서 발생한다. 가장 흔한 치명적인 합병증은 무기폐나 기관지 폐렴등의 호흡기계 합병증이다. 특히 폐렴은 사망률이 높아 전체 백일해에 의한 사망 중 약 54%를 차지한다. 기침 발작에 의한 저산소증이나 백일해 독소에 의해 급성 뇌증(acute encephalopathy)이 발생해 경련, 의식 변화 등의 신경계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정확한 통계는 나와 있지 않으나 발생률은 0.08~0.8/1,000명 정도로 추정된다. 그 외에도 중이염, 발작동안 반복되는 구토에 의한 영양 부족, 탈수 등이 발생할 수 있다. 그리고 심한 기침에 동반되어 발생하는 기흉, 비출혈, 경막하출혈, 탈장, 탈홍 등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진단 백일해 치료는 대증적 치료가 주를 이루고, 항균제 치료의 효과는 제한적이다.
임상적으로 백일해가 의심되면 erythromycin을 사용해야 한다. 질병 초기에 항생제를 사용한 경우에만 증상의 완화를 기대할 수 있지만, 증상이 심해진 다음에 사용하더라도 균의 제거를 가속시키고, 균의 전파를 막는다는 점에서는 이점을 갖는다. Erythromycin의 용량은 40~50mg/kg/일을 사용하고 최대 2g/일까지 쓸 수 있다. 단기간 사용 시 재발의 위험이 높아 최소 14일 간 복용하는 것을 권장한다. 최근에는 새로 개발된 macrolide계 항생제인 azithromycin이나 clarithromycin 이 좋은 치료효과를 보이고 있다. 만일 이러한 macrolide계항생제를 사용할 수 없는 경우에는 trimethoprim-sulfamethoxazole의 사용을 고려해 볼 수도 있다. 기관지 확장제, 기침억제제, 항히스타민제 등은 별 효과를 나타내지 못하고, 아주 심한 경우에는 스테로이드의 사용을 고려해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