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의 |
파상풍은 Clostridium tetani가 생산하는 독소에 의해 유발되는 급성질환이다. 파상풍에 이환되면 골격근의 경직과 더불어 발작적인 근육수축이 발생하고 사망률이 매우 높다.
1884년 Carle과 Rattone은 파상풍 환자의 농을 동물에 주입하여 파상풍을 유발시키는데 성공했다. 1889년 Kitasato가 최초로 파상풍 환자로부터 균을 분리해냈고, 파상풍 독소를 특수 항체를 통해 중화시킬 수 있음을 밝혀냈다. 1897년 Nocard은 수동면역으로 파상풍을 예방할 수 있음을 알아냈고, 이어 1924년 현재 사용되는 파상풍 톡소이드가 개발되어, 2차 세계대전 기간 동안 그 효과가 입증됐다. |
| 병원체의 특성 |
파상풍은 Clostridium tetani가 생성한 독소에 의해 발생하는 치명적 질환이다. C. tetani는 길이 2~2.5㎛, 폭 0.3~0.5㎛인 혐기성 그람양성 간균으로 균체 끝 부분에 아포를 형성해 북채(drum-stick) 모양으로 보인다.
균체는 열에 약하고 산소가 있는 상태에서는 사멸하지만, 아포(spore)는 열이나 일반적인 소독제에도 매우 강하다. 이러한 아포는 토양을 비롯해 소, 말, 개, 고양이, 설치류 등의 동물 뿐 아니라 사람의 장관에도 상존하고 있다.
C. tetani는 tetanolysin과 tetanospasmin이라는 두 종류의 외독소를 생성해 질환을 유발한다.
tetanospasmin은 신경독소로서, 파상풍의 다양한 임상 증상을 유발시킨다.
C.tetani가 상처를 통해 인체에 유입되면 혐기상태에서 독소를 생성하고, 생성된 독소는 혈류와 림프관을 통해 다양한 신경조직에 작용한다. |
| 증상 |
잠복기는 1일에서 수개월까지 다양하지만 일반적으로 3일~3주 이내에 증상이 발생한다.
잠복기와 상처부위는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
중추신경계에서 먼 부위에 포자가 접종된 경우 잠복기는 길어지지만, 두경부와 체부에 상처가 발생하면 잠복기는 짧아진다. 또한 상처가 심할수록 잠복기가 짧아진다.
파상풍의 임상증상에 따라 3가지 종류로 구분된다.
① 국소형(local tetanus)은 상처 인접부의 근육경련으로 통증을 동반하며 수 주에서 수개월까지도 지속된다.
그러나 인체감염시독소는 혈류를 타고 전신으로 퍼져나가기 때문에 이러한 국소 경련은 매우 드물다.
② 두부형(cephalic tetanus)도 매우 드물며 주로 안면신경과 안와에 국한된 증상을 보인다.
잠복기는 1~2일로 짧고, 만성중이염, 두피 손상과의 연관성이 있다. 3, 4, 7, 9, 10, 12번 뇌신경의 마비를 유발할 수 있으며, 전신형으로 진행할 수도 있음을 반드시 기억하여야 한다.
③ 전신형 : 80% 이상의 파상풍 환자가 전신형(generalized tetanus)으로 나타난다. 증상의 진행은 상부에서 하부로 진행한다.
최초 증상으로 저작근 수축으로 인한 아관긴급(trismus, lockjaw)이 약 50%이상의 환자에서 발생한다. 안면근육 수축에 의해 생기는 아관긴급(trismus)은 특징적인 표정(경련미소, risus sardonicus)을 유발한다. 이후 경부, 체부 및 사지 근육을 침범하고, 전신에 과반사(hyperreflexia) 현상이 일어난다. 특히 배부근육의 지속적인 수축으로 인해 활모양 강직(후궁반장, opisthotonus)이 발생한다. 이러한 전신경련은 외부소음과 같은 작은 자극에 의해서 유발될 수 있다. 후두부의 경련은 기도협착을 일으켜 치명적일 수 있으므로 매우 주의를 요한다. 경련 중 약 2~4℃ 가량 체온 상승이 있을 수 있고, 경련에 의한 인지기능의 영향은 없다. 노인이나 약물남용자에 파상풍이 발생한 경우 고혈압이나 저혈압, 안면홍조, 빈맥, 부정맥 등의 자율신경계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경련에 의해 골절이 발생할 수도 있다. 독소는 배뇨장애나 연하장애를 유발시키기도 한다. 장기적으로는 폐색전, 욕창, 폐렴 등이 합병될 수 있고, 근육피로, 골관절염, 구음장애, 기억력 저하 등의 후유증이 남을 수도 있다.
전신경련의 임상경과는 매우 다양하다. 일반적으로 1~4주 간 증상이 심하게 지속되다가 이후로 점차 호전되는 양상을 취한다. 사망률은 25~70%로 다양하지만 신생아나 노인에서는 거의 100%를 보인다. 제대감염에 의해 발생하는 신생아 파상풍(neonatal tetanus)은 개발도상국에서 많이 발생하고 있다. |
| 진단 |
파상풍의 진단에는 일차적으로 임상적 판단이 중요하지만 이차적으로는 역학적인 판단도 필요하다.
흙 등에 의해 상처가 오염된 적이 있는지 여부나 국소 피부 감염 여부는 진단에 도움을 준다. 드물게 상처부의 검체에서 특징적인 포자를 가진 그람양성 간균이 발견될 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검사에서는 음성으로 나온다. 혐기배양 역시 양성률은 매우 낮다. 따라서 증상 발현 시 소량의 항독소가 검출되면 진단이 가능하다. 그러나 회복기에 항독소 역가가 증가하는 것은 없다. 증상이 경미한 경우 근전도 검사나 후인두 자극을 통해 아관긴급을 유발해 보는 것도 진단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두부파상풍은 안면마비 (Bell's palsy)나 삼차신경염 (trigeminal neuritis)과 감별 진단해야 한다. 두부파상풍은 뇌신경 침범소견을 동반하고, 아관긴급이나 후두부 경직의 증상을 보인다. 하지만 아관긴급이 파상풍의 특징적인 소견은 아니므로 다양한 두경부 감염증이나 중추신경계 이상시에도 동반되어 나타날 수 있다. 공수병에서도 과도반사를 보이지만 환청, 공수증(hydrophobia) 등을 동반하고 개에 물린 적이 있다는 점에서 감별이 가능하다. 뇌염이나 뇌수막염 역시 감별을 요하는 질환이다.
그 외에도 파상풍과 유사한 증상을 나타내는 다양한 대사장애나 중독증들이 있다. 저칼슘혈증, strychnine, phenothiazine 중독 등도 경련을 유발할 수 있다. |
| 정의 |
디프테리아는 Corynebacterium diphtheriae에 의해서 발생하는 급성, 독소매개성 호흡기 전염병이다.
이 질환은 기원전 5세기 히포크라테스에 의해 기술된 이래, 역사상 수많은 유행이 있었다.
1883년 Klebs에 의해 최초로 균이 관찰됐었고, 1884년 Loffler에 의해 배양이 성공했다.
예방을 위해 19세기 후반 항독소가 개발된 이래,1920년대에 이르러 톡소이드가 개발되어 현재까지 사용되고 있다. |
| 병원체의 특성 |
그람 양성 간균인 Corynebacterium diphtheriae 중 독소 생산주가 디프테리아를 일으킨다.
독소생산주는 gravis, intermedium, mitis의 3가지가 있고, 이중 gravis 가 가장 중증질환을 유발한다.
독소 비생산균에 의한 감염증은 대부분 경증으로 나타나고, 심내막염의 원인이 된다.
디프테리아균은 전신의 거의 모든 점막에 침범할 수 있다. 감염된 디프테리아균은 독소를 생성하여 세포단백질 생성을 억제해 조직괴사를 유발하고 막을 형성한다. 또한 생성된 독소는 혈류를 타고 전신에 퍼져 다양한 증상을 유발한다. |
| 증상 |
전형적인 디프테리아는 2~5일의 잠복기를 갖고, 발병은 서서히 시작된다.
발병초기의 증상은 비전형적이고, 발열은 38.5℃를 넘지 않는다. 가장 흔한 발생 부위는 인두와 편도로, 인두부위를 검사하면 발병1일째는 발적만 관찰되다가 1일이 경과하면 인두부위에 소량의 삼출물이 보이기 시작해 발병 2 ~ 3일째에는 전 인두부위를 뒤덮는 막을 이루게 된다.
특징적인 막은 회색을 띠고, 인후부위점막에 강하게 부착되어 억지로 떼어내려 하면 출혈을 일으키기도 한다. 전경부의 림프절이 종대되어 소위 “Bull-neck appearance”를 보인다.치료하지 않더라도 이 막은 발병 1주일 후부터는 소실되고, 이와 동시에 발열 등의 증상도 호전되기 시작한다. 인두부위 이외에 후두부도 약 25 %에서 침범되고, 비강은 약 2 %에서 침범된다. 비 디프테리아(nasal diphtheria) 는 화농성 분비물이 특징적이고, 진행되면 혈성 분비물도 발생한다.
그 외 인후두부 침범에 이어 이차적으로 피부, 구강, 질, 결막 등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 후두 디프테리아는 특히 4세이하의 소아에서 잘 발생하는데, 점진적인 애성과 후두부 천명음을 특징으로 하고, 진단이 늦어지면 사망에까지 이르는 치명적인 질환이다.
디프테리아의 가장 치명적인 합병증은 기도 폐색(크룹) 이다. 삼출물 막이 기관과 상부 기도까지 진행하여 폐렴이나 상기도 폐색을 유발하기도 하고, 이차적으로 중이염이나 부비동염을 일으키기도 한다.
사망을 포함한 대부분의 합병증은 디프테리아 독소에 의해 발생하는 급성 전신독성(acute systemic toxicity), 심근염, 신경독성에 기인한다. 조기 심근염 (early myocarditis)은 발병 3~4일 경에 발생하는데 이는 전신독성의 한 증상으로 발현되므로 일반적으로 치명적이다. 빈맥,심음과 맥압의 감소 등 심근염이 의심되는 상황에서는 심장초음파나 심전도 등의 면밀한 검사가 필요하다. 후기 심근염 (late myocarditis)은 대부분 발병 2주 후에 생긴다. 신경독성은 약 20% 에서 발생하며, 발병 2~8 주 후에 시작된다. 주로 구개, 횡격막, 안구근육 등의 운동신경을 침범하지만 대부분에서 회복된다. 드물게는 혈소판감소증이나 단백뇨를 유발하기도 한다. 대략적인 사망률은 5~10%이나,영유아나 노인층에서는 더 높게 나타난다. 이러한 사망률은 지난 50여 년간 큰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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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단 |
대부분의 경우에서 막성 인두염의 형태로 발생하므로, 유행지역에서 인두부위의 막성 삼출물이 관찰된다면 디프테리아를 의심해 보아야 한다. 많은 경우에서 후두 디프테리아를 동반하므로 후두 천명음이 들리면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한다.
하지만 약 1/4에서는 막성 인후염 없이 후두 디프테리아 단독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주의를 요한다. 감별 진단해야 할 질환에는 b형 헤모필루스 인플루엔자균(Hib)에 의한 구개염, 발작성 크룹, 이물질 흡인, 바이러스성 후두 및 기도염 등이 있다. 하지만 위 질환들과 달리 디프테리아에 의한 크룹은 점진적인 발병과 2~3일에 걸쳐 서서히 병이 진행하므로 감별이 가능하다.
비 디프테리아(nasal diphtheria)는 다른 질환과 감별이 어렵지만, 일단 디프테리아 유행지역에서 혈성 분비물과 윗입술의 궤양이 발생했다면 의심할 수 있다. 디프테리아에 의한 치명률은 빠른 진단과 치료 여부에 달려있다. 따라서 디프테리아가 임상적으로 의심된다면 적절한 검체를 얻은 후 결과가 나오기 전이라도 항독소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
검체의 채취는 삼출물 막의 가장자리에서 하는 것이 좋고, 채취 즉시 배지에 접종해야 한다. 염색 후 직접 관찰하는 것은 많은 오류의 가능성이 있어 배양 후 판단하는 것이 좋다. 배양된 균은 비인후나 피부 상재균(diphtheroids)과 감별하기 위해 Elek 면역침강법이나 기니아피그에 접종하여 독소 생성여부를 검사하거나, 중합효소연쇄반응법으로 독소 유전자를 검출해야 한다. |
| 정의 |
백일해(Pertussis, whooping cough)는 Bordetella pertussis에 의한 급성 전염병이다. 16세기 최초로 백일해 유행이 기술된 이래 1906년 최초로 균이 발견되었다.1940년대 백신이 개발되어 발생률이 급격히 감소하였지만 현재까지 후진국을 중심으로 상당한 발생이 계속되고 있다. |
| 병원체의 특성 |
백일해는 그람 음성 간균인 Bordetella pertussis(그림 26)에 의한 호흡기 감염 질환이다.
B. pertussis는 호흡기의 섬모상피세포(ciliated epithelium)에 강한 친화성을 보여 집락화하고 백일해 독소(pertussis toxin) 등을 포함한 다양한 활성물질을 생성한다. 이러한 독성물질은 섬모상피세포 기능을 저하시키고, 기도 내 염증을 유발한다. |
| 증상 |
* 영유아 및 소아
백일해의 잠복기는 일반적으로 7~10일이다(4~21일). 발병은 서서히 시작되고 다른 호흡기 질환과 구별되는 큰 특징은 보이지 않는다. 초기에는 기침이 산발적으로 발생하지만 1~2 주가 지나면 발작적으로 진행되어 약 2~6 주간 지속된다.
일반적으로 질병경과는 카타르기(catarrhal stage), 경해기(paroxysmal stage)와 회복기(convalescent stage)의 3 단계로 나눌 수 있다.
카타르기에는 콧물, 재채기, 미열, 경미한 기침 등의 감기와 비슷한 증상이 발생한다. 기침을 점진적으로 심해져서 1~2주가 경과하면 경해기로 진행한다. 경해기에 들어서면 매우 심한 기침으로 백일해를 의심하게 된다. 이러한 빠르고 잦은 기침은 기관에 꽉 찬 점액질의 배출이 어려워서 발생한다. 심한 기침발작 후 좁아진 성대를 통해 강하게 숨을 들이쉴 때 특징적인 높은 톤의 “웁(whoop)”소리가 발생한다. 이러한 발작 동안 청색증이 생길 수 있고 구토가 발생하기도 한다.
발작은 수분 내에 수 차례 반복될 수 있고, 이 때문에 소아는 거의 탈진상태에 이르게 된다. 기침발작이 없을 때는 환아가 거의 정상으로 보일 수 있다. 이러한 발작은 음식을 먹거나, 울고 웃는 등의 일상적인 행동에 의해서도 유발될 수 있고, 특히 야간에 더 악화된다.
첫1~2주동안은 발작의 빈도가 점차 증가하고 이후2~3주간 더 지속된다. 발작동안 결막하출혈 (subconjunctival hemorrhage), 비출혈, 경막하출혈(subdural hematoma)이 생길 수 있고, 안면부종, 혀궤양, 중이염 등도 합병증으로 발생할 수 있다.
기침 발작의 빈도나 정도가 줄어들면서 점진적으로 회복기로 접어든다. 회복은 천천히 진행되고 2~3 주 후 기침은 소실되지만, 비발작성 기침은 수 주간 지속될 수 있다. 하지만 수개월이 경과한 후에도 호흡기 감염으로 인해 기침 발작이 재발될 수도 있다. 전체 질병 경과 중 발열은 심하지 않다.
* 청소년 및 성인
소아기에 전세포 혼합 백일해 백신을 접종받았던 청소년이나 성인 집단 사이에서 백일해는 기침을 유발하는 중요한 원인이 된다. 연구에 의하면 성인 기침 유발원인 중 7% 정도를 차지한다고 한다. 소아 백일해에 비해 전반적으로 질병경과가 경미하다. 그러나, 지속적인 기침으로 진행할 수도 있고, 다른 호흡기 감염과 감별이 어려운 경우도 있다. 특징적인 흡기시 “whooping cough”의 빈도는 낮다. 성인 백일해는 증상이 경미하지만 백일해에 대한 면역이 없거나 낮은 인구집단에 전염시킬 수 있으므로 공중보건학적인 관점에서 조기 진단 및 방역조치가 매우 중요하다.
합병증은 주로 영유아에서 발생한다. 가장 흔한 치명적인 합병증은 무기폐나 기관지 폐렴등의 호흡기계 합병증이다. 특히 폐렴은 사망률이 높아 전체 백일해에 의한 사망 중 약 54%를 차지한다. 기침 발작에 의한 저산소증이나 백일해 독소에 의해 급성 뇌증(acute encephalopathy)이 발생해 경련, 의식 변화 등의 신경계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정확한 통계는 나와 있지 않으나 발생률은 0.08~0.8/1,000명 정도로 추정된다.
그 외에도 중이염, 발작동안 반복되는 구토에 의한 영양 부족, 탈수 등이 발생할 수 있다. 그리고 심한 기침에 동반되어 발생하는 기흉, 비출혈, 경막하출혈, 탈장, 탈홍 등도 문제가 될 수 있다. |
| 진단 |
백일해 치료는 대증적 치료가 주를 이루고, 항균제 치료의 효과는 제한적이다.
임상적으로 백일해가 의심되면 erythromycin을 사용해야 한다. 질병 초기에 항생제를 사용한 경우에만 증상의 완화를 기대할 수 있지만, 증상이 심해진 다음에 사용하더라도 균의 제거를 가속시키고, 균의 전파를 막는다는 점에서는 이점을 갖는다.
Erythromycin의 용량은 40~50mg/kg/일을 사용하고 최대 2g/일까지 쓸 수 있다. 단기간 사용 시 재발의 위험이 높아 최소 14일 간 복용하는 것을 권장한다.
최근에는 새로 개발된 macrolide계 항생제인 azithromycin이나 clarithromycin 이 좋은 치료효과를 보이고 있다. 만일 이러한 macrolide계항생제를 사용할 수 없는 경우에는 trimethoprim-sulfamethoxazole의 사용을 고려해 볼 수도 있다.
기관지 확장제, 기침억제제, 항히스타민제 등은 별 효과를 나타내지 못하고, 아주 심한 경우에는 스테로이드의 사용을 고려해 볼 수 있다. |